과학으로 보는 독도바다

해양물리

수괴의 분포와 지형의 역할

동해는 평균 수심이 약 1,680m이고, 약 4,000m 이상의 수심을 갖는 깊은 바다로 대한해협을 통하여 동중국해, 쓰가루해협을 통하여 태평양, 그리고 소야해협과 타타르해협을 통하여 오호츠크해와 연결된다. 이 해협들의 수심은 200m 이내로 동해는 반 고립 상태의 지중해 성격을 갖는다.

동해 상층의 해수 분포 특성은 네 해협을 통하여 태평양, 오호츠크해 사이의 해수 수급과 관련이 있다. 동해 표층은 대략 북쪽과 남쪽해역에서 각각 수온이낮은 수괴(물리적, 화학적으로 성질이 비슷한 해수)와 수온이 높은 수괴가 분포한다. 이 중에서 따뜻한 해수는 대부분 태평양 쿠로시오수가 동중국해를 통과하여 공급된 것으로, 여름철에는 양자강 등으로부터 유입된 염분이 낮은 해수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울릉도와 독도 부근 해역은 평균적으로 난수괴가분포하며, 끊임없는 해수의 운동에 의하여 해수의 성질, 즉, 수온과 염분이 다른 해수가 통과하게 된다.

반면에 깊은 수심의 해수 분포 특성은 동해 내부에서 발생하는 독립적인 해양 운동에 의하여 조절되는데 지형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독도 주변의 심층 해수 분포는 울릉분지와 한국해저간극(해양지명위원회는 2005년 12월 7일자 관보에 해양수산부 고시로 울릉도-독도 사이의 심해수로를국문으로 한국해저간극’, 영문으로 ‘Korea Gap'으로 명명하였음) 심층 해수의 운동에 의해 주로 조절된다.

동해의 표층 해류 모식도
[ 동해의 표층 해류 모식도 ]

표층 해수의 특성과 극전선, 소용돌이의 역할

바닷물이 방향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흐름을 해류라고 한다. 동중국해에서 대한해협 쪽으로 흐르는 대마난류는 대한해협을 통과하면서 두 개 또는 세 개의해류로 분리되어 동해의 북쪽과 동쪽으로 흐르게 된다. 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는 동한난류는 북위 37.5° 정도 이르러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일본 홋카이도남쪽 해협인 쓰가루해협으로 향한다. 북상하는 동한난류가 동해연안에서 분리되어 방향을 바꾸어 동해를 통과할 때, 북쪽에서 상대적으로 차가운 냉수괴와 만나면서수온 변화가 큰 전선이 나타난다. 이 전선을 통상적으로 극전선으로 부르는데 그 위치와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변화가 매우 크다. 여기에서 냉수괴의 근원은 리만한류와연결된 북한한류가 동해안은 따라 남쪽으로 흐르다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흐르는 해류이다. 일반적으로 극전선은 동한난류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약한 경우를 제외하고는울릉도 북쪽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독도 인접 해역은 난류수괴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한편, 바다에는 물이 시계방향 또는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현상인 소용돌이(eddy, 와동이라고도 함)가 있다. 이 소용돌이는 해류와 함께 바다의 날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해양 현상이다. 소용돌이는 그 크기가 다양하며, 지름이 수 백 km에 달하기도 하고, 전 세계의 바다는 소용돌이로 가득 채워졌다고 할 만큼 매우 흔하다.

최근의 해류 관측 결과를 보면 동한난류가 동해연안에서 분리되어 동쪽으로 흐르면서, 일부가 남서쪽으로 향하는 과정에 울릉도 부근에서 난수성 소용돌이(소용돌이 내부가 외부보다수온이 높음)가 만들어지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냉수성 소용돌이(소용돌이 내부가 외부보다 수온이 낮음)도 만들어지는 것이 알려졌다.

이 난수성 소용돌이는 ‘울릉 난수성 소용돌이(Ulleung warm eddy)‘로 불리며, 시계방향의 흐름을 유지하고, 수 백 m 이상의 깊이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반시계방향으로회전하는 냉수성 소용돌이는 미국 연구팀이 2년여에 걸쳐 연속적으로 관측한 결과 난수성 소용돌이 형성 해역보다 남동쪽인 독도 남쪽 해역에서 자주 만들어져 울릉분지내부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관측되었으며 ‘독도 냉수성 소용돌이(Dok cold eddy)’로 이름을 붙였다. (Mitchell et al., 2005).

독도 주변 상층 해역의 수괴는 극전선(한류와 난류의 경계선) 위치와 사행(곡선 형태의 흐름) 정도, 울릉 난수성 소용돌이와 독도 냉수성 소용돌이의 유무와 이동에 의해 조정된다. 수온과 염분 값의 변화는 이와 같은 해수운동 외에도 대한해협을 통하여 공급되는 대마난류수와 중국연안수의 유량, 그리고 강수량, 바람, 태양복사열, 대기로부터 외적 조건 등에 의해 결정된다.

울릉 난수성 소용돌이(Ulleung Eddy) 및 독도 냉수성 소용돌이
[ 울릉 난수성 소용돌이(Ulleung Eddy) 및 독도 냉수성 소용돌이(Dok Cold Eddy)를 나타내는 평균 역학 고도 분포(Subpolar Front : 극전선, EKWC : 동한난류) (Mitchell et al., 2005)

심층 해수의 특성과 축소판 컨베이어 벨트의 역할

대양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해양현상이 일어난다 하여 축소판 해양, 모형 해양 또는 장난감 해양으로 불리는 동해에서도 열염순환(밀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해류수의 순환)이 일어난다. 해양학자들은 동해의 열염순환계의 시간적 크기가 100년 단위로 1,000년 단위인 대양보다 훨씬 빠를 것으로 생각한다. 동해에서 심층수가 형성되는 곳은 블라디보스톡 앞바다를 비롯한 북부 해역이다. 겨울철 이곳에서 만들어진 무거운 심층수는 염분이 낮은 특성을 가지는데, 그 중심세력은 동해안을 따라남하하면서 울릉분지 쪽으로 가며, 일본분지 쪽에서도 한국해저간극을 통하여 울릉분지로 공급되고 있다. 이 해수는 소용돌이 아래나 극전선 아래 수 백 m 수심대에 분포하여 동해중층수라는이름을 갖고 있다. 이 동해중층수 세력의 변화도 독도 해역의 해수 특성 분포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일반적으로 대양에서는 1,000m 보다 깊은 곳에서 수온이 2℃ 이하로 내려가지만, 울릉분지에서는 100~200m 깊이에서도 2℃ 이하로 낮아지며, 난수성 소용돌이가 있는 곳에서는 이러한 냉수 출현 수심이 더 깊어지기도 한다. 또한, 0.2℃까지 낮아지는 극저온수가 대양보다는 낮은 깊이인 1,000m 수심에서부터 분포한다. 울릉분지는 해수의 양으로 보아대부분 2℃ 이하의 매우 찬물로 차 있다.

해수의 혼합, 독도효과

일반적으로 섬 주위 해양은 조류(조석에 수반되는 반복성 해수의 흐름)나 해류와 같은 흐름과 지형 사이의 마찰로 인하여 물이 강하게 섞이는 난류상태를 유지한다. 컵 속의 물을 막대로 휘저어주면 물이 잘 섞이는데, 반대로 막대를 고정시키고 컵을 움직여도 마찬가지이다. 섬을 고정된 막대로 생각하면 섬 주변의 해수운동이 섬과 마찰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바닷물이 아래위로 잘 섞이게 되는 것이다. 수온이 높은 상층의 해수와 상대적으로 낮은 하층의 해수가 섬 주위에서 더 강하게 섞인다면 상층은 섬에 가까울수록 먼 곳보다 수온이 낮게 된다.

이러한 효과를 섬에 의한 혼합효과라 하는데 독도 주변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의 한국해양과학기술원(구 한국해양연구원)에서 관측한 자료로 보면 독도 주변 해역에서 섬 효과에 의한 해수 혼합이 뚜렷했던 경우와 그렇지 않았던 경우로 구분된다. 두 차례의 가을철 관측에서는 독도 주변에서 표층수온이 먼 해역에 비해 약 1℃ 낮게 나타나는 것이 뚜렷하여 이를 독도효과(Dokdo effect)로 명명하였다.

독도 주변에서의 수온 수직 분포(2006년 12월 관측자료)
[ 독도 주변에서의 수온 수직 분포(2006년 12월 관측자료)]

독도심층류

대양에서 관측되는 심층해류는 해양학 이론에 의하면 등심선을 따라 흐르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 연구진에 의한 울릉도 부근 동해 내부의 심층류 관측은 1996년부터 처음 시작하여한국해양과학기술원(구 한국해양연구원), 서울대학교, 부경대학교 등이 참여하여 울릉도와 독도 사이 한국해저간극에서 심층해류 관측을 해오고 있다.

울릉도와 독도의 중간 지점에서는 10년 이상의 해류 시계열 자료가 획득된 상태이며, 이들 자료의 분석 결과, 울릉도와 독도 사이의 심층 유속장 특성과 그 변동성이 파악되고 있다. 한국해저간극에서 심층 흐름의 가장 큰 특징은 동쪽과 서쪽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왕복 구조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한국해저간극에서는 일본분지로부터 울릉분지로 향하는 흐름이 있으며, 동쪽 독도 부근에서는 울릉분지로 들어왔던 해수가 일본분지로 나가는 강한 북향 해류가 있는 것이 밝혀졌다.

울릉분지(Ulleung Basin) 주변의 해저 부근 평균 유속과 편차타원 [ 울릉분지(Ulleung Basin) 주변의 해저 부근 평균 유속과 편차타원 (Ulleung Interplain Gap : 한국해저간극) (kim et al., 2008)]

대양보다 빠른 해양 변동성

지금까지 연구 결과,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 해양 변화의 강도는 전 세계 해양의 평균적인 변화 강도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공위성에서 관측한 고도계 자료 등의 분석 결과는 울릉도와 독도 해역의 해수면 상승률이 조석자료를 기준으로 분석한 연안의 해수면 상승률과 유사하며, 그 크기는 최근 30년간연 3.2mm 상승에서 최근 9년간은 연 6.5mm으로 크게 상승 중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해수면 상승은 전 지구 해양 평균의 약 2배 크기이며, 최근 들어 상승 폭의 증가가 빨라지고 있다. 이처럼 해수면 상승률이 큰 이유는 동해의 수온 상승이 전 지구 해양의 평균수온 상승보다 크다는 것이다. 동해 표층 수온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연 0.06℃ 씩 올라가고 있으며, 계절의 구분없이 상승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CREAMS(한국, 일본, 러시아 등이 참여한 동해 순환 연구 국제 프로그램) 연구사업의 관측 결과, 동해 심해에서는 수온이 상승하고 용존산소가 감소하고 있음이 밝혀진바 있다. 한국해저간극의 중앙부에서 10년 이상 장기 해류계 관측에서 얻은 수온 자료를 서울대 연구팀에서 분석한 결과, 수온은 400m 이하에서 연 0.0016~0.014℃ 증가하였으며, 2,000m에서연 0.0019℃ 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심층수온의 증가율은 북태평양 심층수온의 평균증가율 보다 약 3~6배 높은 것으로 울릉분지 심층의 변화가 대양에 비해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층수온과 심층수온 그리고 해수면의 급격한 증가는 우리나라 해역이 기후변화에 따라 반응이 크게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NOAA 인공위성 적외선 영상으로부터 산출한 해수면 온도 분포 [ NOAA 인공위성 적외선 영상으로부터 산출한 해수면 온도 분포]
독도 주변 해역에서의 현장조사 [ 독도 주변 해역에서의 현장조사 ]

참고문헌

  • Chang, K. I., K. Kim, Y. B, Kim, W. J. Teague, J. C. Lee and J. H. Lee, 2009, Deep flow and transport through the Ulleung Interplain Gap in the southwestern East/Japan Sea. Deep-Sea Res. I., 56(1):61-72.
  • Kim, K., Y. B. Kim, J. J. Park, S. H. Nam, K. A. Park, and K. I. Chang, 2005, Long-term and Real-time Monitoring System of the East/Japan Sea. Ocean science Journal, 40(1):25-44.
  • Mitchell, D. A., W. J. Teague, M. Wimbush, D. R. Watts, and G. G. Sutyrin, 2005, The Dok cold eddy. Jour. Physics. Oceanogr., 35(3):273-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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