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보는 독도바다

암반생태계

독도 연안 암반생태계

동해 연안과 달리, 독도는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환경스트레스를 비교적 적게 받는 곳이다. 2000년 이후부터 지속적인 연구 결과, 독도 주변의 해양생태계는 다행히 무분별한 연안 개발로 뒤바뀐 동해 연안생태계의 옛 모습을 비교적 지금까지 잘 간직해오고 있다.

그림 1. 독도의 울창한 해조숲 그림 1. 독도의 울창한 해조숲

우선, 대형 해조류인 감태(Ecklonia cava)와 대황(Eisenia bicyclis)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독도 암반생태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건강한 암반생태계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언론을 통해 독도에서도 백화현상(해조류가 전부 사라져서 하얀색 암반이 드러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어업활동이 나날이 늘어나면서 바다 속에 버려지거나 방치된 그물과 어업도구로 인해 암반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었다는 발표도 나왔다. 적어도 과학자라면 이런 발표와 부분적인 결과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 생태현상을 신중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림 2. 독도의 대표적인 대형 해조류 감태(Ecklonia cava)와 대황(Eisenia bicyclis) 그림 2. 독도의 대표적인 대형 해조류 감태(Ecklonia cava)와 대황(Eisenia bicyclis)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독도는 면적대비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독도에 서식 중인 해양무척추동물은 암반에 부착하여 사는 거북손(Pollicipes mitella), 홍합(Mytilus coruscus) 등과 크고 작은 바위틈에 사는 바위게(Pachygrapsus crassipes), 밤고둥(Chlorostoma lischkei), 소라(Turbo cornutus)와 해조류를 주로 먹는 둥근성게(Strongylocentrotus nudus) 등과 같은 다양한 생물들이 주를 이룬다. 그 외에도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의 생물들이 독도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구성원이다.

그림 3. 흰갯민숭달팽이(Chromodoris orientalis)와 홍합(Mytilus coruscus) 그림 3. 흰갯민숭달팽이(Chromodoris orientalis)와 홍합(Mytilus coruscus)

독도에서 처음으로 알려진 해양무척추동물은 1960년 바위게와 얼룩참집게(Pagurus rubrior) 등 2종이지만, 이후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면서 그 외에도 약 500 여종이 더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독도 암반생태계의 높은 생물다양성은 해조숲을 비롯해 산호 군락, 담치 군락, 거북손 군락 등 지역에 따라 오밀조밀하게 다양한 군락을 이루고 있어 독도의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 4. 돌기해삼(Apostichopus japonicus)과 둥근성게(Strongylocentrotus nudus) 그림 4. 돌기해삼(Apostichopus japonicus)과 둥근성게(Strongylocentrotus nudus)
그림 5. 문어다리불가사리(Plazaster borealis)와 일본불가사리(Distolasterias nipon) 그림 5. 문어다리불가사리(Plazaster borealis)와 일본불가사리(Distolasterias nipon)

근래 들어 독도는 아열대화가 진행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 동해에서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인해 새로운 아열대성 해양생물의 출현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중 독도는 해양환경 및 기후 특성을 결정하는 해류의 주요 이동 경로상에 위치하고 있어 계절별로 한류와 난류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

또한 최근 난류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과거에는 발견되지 않던 새로운 종들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어류인 자리돔(Chromis notata)과 파랑돔(Pomacentrus coelestis), 산호류인 유착나무돌산호(Dendrophyllia cribrosa), 갑각류에 속하는 주름송편게(Atergatis reticulatus)가 독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바 있다. 물론, 이 가운데 자리돔과 파랑돔은 1990년대 초반부터 간간이 발견되긴 했지만, 최근에는 이들이 무리지어 사는 모습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 또한 1970년대까지 제주도와 동해안 구룡포 해안에서 보고되던 주름송편게가 동해안의 울진과 독도에서 발견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뿐만 아니라 남해안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착나무돌산호가 독도에서 최초로 발견되었다. 이러한 아열대성 해양생물의 출현은 고수온화에 의해 독도 주변 해역의 아열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림 6. 남해안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착나무돌산호(Dendrophyllia cribrosa) 그림 6. 남해안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착나무돌산호(Dendrophyllia cribrosa)

이렇듯 독도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그와 동시에 해양환경 변화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생물들도 서식하고 있다. 따라서 독도의 생물자원을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은 지금의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귀중한 유산임을 인식하면 할수록 보다 지속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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