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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은 높은 종의 다양성과 더불어 육지와는 달리 염분의 농도가 높고, 산소공급이 제한적이며 수심에 따른 압력의 증가로 인한 서식 환경의 특수성, 진화과정의 독자성 등의 요인에 의해서 화학적으로 다양한 물질들을 함유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해양생물들이 생산하는 다양한 생리 활성 물질들은[1] 신약, 기능성 건강식품, 화장품 첨가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소재로서 개발되고 있다(그림 1).
미국 식약청(FDA) 혹은 유럽 의약품 기구(EMEA; European Medicines Agency)로부터 허가를 받아 시판 중에 있는 의약품들은 대표적으로 Vira-A, Cytosar-U, Prialt, Halaven, Yondelis, Carragelose, Lovaza, Adcetris 등 8개가 있다. 알려진 의약품들은 강력하고 독특한 활성 기작을[2] 보이며, 이들 물질 이외에도 다양한 해양생물에서 분리된 해양천연물들이 임상시험 진행 중이다. 해양 천연 소재와 생명공학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고기능성 바이오소재들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이는 해양생물이 미래의 해양천연물 연구를 이끌어갈 중요한 생물자원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미생물은 적은 투자비용으로 천연물, 유전자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생명공학 산업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고부가가치 자원이다. 또한 산업적으로는 세계 바이오시장의 30%, 국내 바이오산업의 6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산업과 연관이 아주 크다. 현재까지 미생물로부터 다양한 활성을 가지는 천연물이 분리되었으며, 그 중에 500종 정도가 의약품으로 개발되었다.
이와 같이 미생물로부터의 높은 의약품 개발 빈도 때문에 현재까지 육상미생물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 최근 새로운 천연물을 찾기가 어려워서 신규 천연물 발굴을 위한 새로운 미생물 자원의 탐색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해양미생물은 고온(심해 열수 분출공[3] 약 350℃), 저온(북극해 약 -2℃), 높은 염분 농도(홍해 42‰), 심해의 높은 압력(1,100기압) 등 다양한 해양환경에 서식하기 위해 진화하였고 그에 따라 생태학적 다양성이 매우 높다(그림 2).
높은 생물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생태· 생리학적 지식의 부족으로 해양미생물은 1% 정도만이 연구되었고 최근에는 7~8%로 급증하였으나, 여전히 많은 해양미생물들이 아직 분리/배양[4] 되지 않아 첨단 생명공학 연구 소재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해양미생물은 배양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용물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양이 극히 제한적인 해양생물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파괴와 종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을 함께 갖는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해양미생물은 항암제, 세제용 효소, 결빙 방지 단백질, 친환경 바이오수소 생산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생명공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산업적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이다(그림 3).
본 연구팀은 2016년부터 독도 및 주변 해역의 해양생물(해면동물, 해조류, 선태식물[5] , 극피동물, 환형동물, 연체동물 및 산호), 해수, 해양 퇴적토 등으로부터 해양미생물을 분리하고 유용 균주를 선별하여 왔다. 선별된 유용 균주를 대량 배양하여 각종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활용하여 천연물을 분리·정제하였다. 이렇게 얻어진 단일물질들은 NMR, MS 등의 각종 분광학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을 통하여 구조를 결정하고 생리활성 탐색을 진행하는데 활용되었다(그림 4).
그림 4. 독도 주변 해역의 해양생물로부터 분리된 해양미생물들과 이들의 배양 추출물에서 분리한 화합물들.
2017년 9월 채집된 해양 퇴적토 시료로부터 유용 균주 179DD-027을 분리하였다. 선정된 유용 균주를 대량 배양하고 조추출물로부터[6] 화합물을 분리·정제하였다. 얻어진 3종의 화합물을 각종 분광학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구조를 규명한 결과, 람노리피드(rhamnolipid) 계열의 신규 물질임을 알 수 있었다. 신물질의 활성 탐색을 진행하여 6종의 인간 암세포들(HCT-15, NUGC-3, NCI-H23, ACHN, PC-3, MDA-MB-231)에 대해 항암활성이 있음을 밝혔다. 이들 신규 화합물들에 대해서는 독도의 이름을 따서 독도리피드(Dokdolipids A-C)로 명명하고, 신물질들에 대해서도 국내 및 국제 특허출원을 완료하였다. 이 연구 결과는 해양의약 분야의 국제적인 전문 학술지인 ‘Marine Drugs’에 게재되었다(그림 5).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독도 주변의 해양생태계는 연안의 생태계와는 다른 환경을 가졌기 때문에 오히려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독특한 해양미생물의 분리를 기대할 수 있었다. 또한 독도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독도 주변의 생물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가 되어서 독도의 해양생물에 공생하거나 해수, 퇴적토에 서식하는 해양미생물도 다양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독특한 환경에서 분리되고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해양미생물들은 신규 물질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독도는 해양천연물을 연구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생각되어 다양한 생물의 채집이 가능하였으며, 다양한 해양미생물들을 분리하고 이들 해양미생물로부터 유용 신물질 발굴 연구를 진행 중이다(그림 6).
최근 “나고야의정서”(유전자원 이용 시 자원 제공국에 사전 승인을 받고 자원의 이용에 의해 발생되는 이익을 공유할 것을 규정한 국제협약)의 발효 등 해양생명자원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됨에 따라 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본 연구팀은 독도에서 샘플링한 시료로부터 분리된 해양미생물 연구를 통해 유용 균주 및 신물질을 발굴하여 해양바이오 소재 개발에 힘쓰고 이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 독도의 생물 주권과 영토 주권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용어설명
1.네이버 해양용어사전
2.국어사전
3.위키백과
4.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