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보는 독도바다

간극동물

간극동물은 그 크기가 너무 작아서 현미경으로 관찰을 해야 어떤 생물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인데, 학술적으로는 중형저서동물(Meiofauna)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형저서동물은 1㎜ 그물 눈금의 체를 통과하지만 32㎛ 체에는 걸러지는 크기 범주에 속하는 수중생태계의 모든 동물을 말한다.

주로 선형동물(Nematoda), 절지동물(Arthropoda)의 저서성 요각류(benthic Harpacticoida), 동문동물(Kinorhyncha), 복모동물(Gastrotricha), 동갑동물((Loricifera), 편형동물(Turbellaria) 그리고 원생동물(Protozoa)에서는 육질충류(Sarcomastigophora)와 섬모충류(Ciliophora) 등 다양한 무척추동물이 여기에 속한다(그림1).

그림 1. 모래 틈에 살아가는 소형 무척추동물인 다양한 간극동물들을 표현한 그림 그림 1. 모래 틈에 살아가는 소형 무척추동물인 다양한 간극동물들을 표현한 그림

간극동물은 해저에 사는 동물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해저생태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물이다. 독도 주변 해저에는 어떤 간극동물이 얼마나 살고 있으며, 서식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독도를 중심으로 수심이 얕은 곳과 독도의 심해 급경사면, 울릉도와 독도 사이의 심해분지까지 여러 곳을 선택하여 5년간(2006년~2010년) 여러 차례 조사 분석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도 해저에 살고 있는 간극동물은 총 17종류의 분류군으로 나타났다. 정점별로 나타난 분류군의 수는 1~8개/10㎠, 서식밀도는 16~1,634개체/10㎠, 생체량은 6.2~285.5㎍/10㎠의 범위였으며, 가장 많이 서식하는 분류군은 선형동물이었다(사진 1). 선형동물은 모든 조사정점에서 나타났는데 서식밀도는 5~297개체/10㎠였고, 평균적으로 정점당 102개체/10㎠로, 독도 주변 해저 10㎠ 면적에는 적어도 100마리 이상의 선형동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선형동물은 거의 모든 해양환경에 서식하고 있는 대표적인 간극동물이며, 육상 토양에도 살고 있어 지구는 선형동물로 덮여 있다고 말하는 과학자도 있다. 해양선형동물은 지금까지 약 5,000종이 기록되었으며, 지구상에는 40,000종 이상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1. 독도 해저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선형동물 현미경 사진 사진 1. 독도 해저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선형동물 현미경 사진

이번 독도 조사에서는 지금까지 학계에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이 몇 종 발견되었으며, 이 중 독도 인근의 굵은 퇴적물 입자틈에서 채집한 종을 ‘독도긴털용선충(Prochaetosoma dokdoense)’으로 이름을 붙여 동물학 및 생태학 국제전문학술지인 Marine Biology Research 2010년 3월호에 게재하여 독도를 세계 학계에 알렸다(사진 2).

사진 2. 독도라는 이름을 가진 선형동물 독도긴털용선충(Prochaetosoma dokdoense)의 형태적 특성(Rho et al., 2010) 사진 2. 독도라는 이름을 가진 선형동물 독도긴털용선충(Prochaetosoma dokdoense)의 형태적 특성(Rho et al., 2010)
동해의 표층 해류 모식도 사진 3. 독도 해저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저서유공충류 현미경 사진
선형동물 다음으로 많이 서식하는 간극동물은 저서유공충류 (benthic foraminiferans, 석회질이나 퇴적물이 엉겨붙은 껍질로 쌓여 있는 원생동물의 일종)이다(사진 3). 저서유공충류는 서식밀도 0 ~ 164개체/10㎠ 범위, 평균서식밀도 14개체/10㎠로 특정 정점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분포 특성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는 저서성 요각류(benthic harpacticoids)가 많았다. 일부 정점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조사해역에서 0~6개체/10㎠ 범위로 나타났고, 평균서식밀도는 12개체/10㎠였다. 갯지렁이류(0~34개체/10㎠, 평균 4개체/10㎠), 갑각류의 유생(0~18개체/10㎠, 평균 2개체/10㎠)도 많은 정점에서 채집되었다. 복모동물(gastrotrichs), 패충류(ostracods), 이매패류(bivalves), 완보동물(tardigrades), 동문동물(kinorhynchs), 단각류(amphipods), 올챙이새우류(cumaceans) 등의 간극동물 분류군은 일부 정점에서 소수 개체만이 출현하였다(사진 4).

사진 4. 독도 해저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간극동물 현미경 사진(저서성 요각류, 다모류, 단각류, 등각류, 짠물응애류, 완보동물) 사진 4. 독도 해저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간극동물 현미경 사진
(저서성 요각류, 다모류, 단각류, 등각류, 짠물응애류, 완보동물)

공간적인 분포 특성을 보면, 수심대에 따라 수심 200m 이하의 연안 근접 지역에서는 급경사 지역이나 심해분지에 비하여 많은 종류의 분류군이 출현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선형동물의 비중이 적고 저서성 요각류 등 다른 분류군이 많았다. 연안 근접 지역에서 간극동물의 총 서식밀도는 수심 70m 정도의 낮은 곳 보다는 수심 200m 정도의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으며,전반적으로 급경사 지역에 비해서는 다소 낮았다(그림 2).

그림 2. 독도 주변 해저면의 수심대별  각 정점의 주요 간극동물 서식밀도 비교 그림 2. 독도 주변 해저면의 수심대별 각 정점의 주요 간극동물 서식밀도 비교

수심 2,000m 이하의 심해분지에서는 연안 근접 지역에 비하여 선형동물이 많았으며, 평균서식밀도와 생체량은 세 해역(급경사 지역, 심해분지, 연안 근접 지역) 간에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급경사 지역에서 약간 높았고, 출현분류군수는 수심 증가에 따라 감소하였다. 선형동물의 서식밀도는 급경사 지역, 심해분지, 연안 근접 지역 순으로 높았고, 저서유공충류와 저서성 요각류, 갯지렁이류, 갑각류의 유생은 모두 수심이 깊어지면서 서식밀도가 대체로 낮아졌다(그림 3).

그림 3. 독도 주변 해저면의 수심대별  간극동물 서식밀도, 생체량, 출현분류군의 개체 수 비교 그림 3. 독도 주변 해저면의 수심대별 간극동물 서식밀도, 생체량, 출현분류군의 개체 수 비교

계절적인 변동성을 살펴보면, 연안 근접 지역의 서식밀도와 생체량은 봄철과 여름철에 많고 겨울철에는 적은 양상을 보인데 반하여, 급경사 지역과 심해분지에서는 봄철과 여름철에 증가하다가 가을철에 들면서 급감하더니 초겨울에 다시 증가하다가 감소하였다. 출현분류군의 수는 연안에서 봄철에 다소 증가하였다가 가을철에 감소하다가 다시 증가하는 변동성을 보인 반면, 급경사 지역과 심해분지에서는 계절적인 변동이 거의 없었다(그림 4).

그림 4. 독도 주변 해저면의 수심대별  간극동물 서식밀도, 생체량, 출현분류군의 계절적인 변화 그림 4. 독도 주변 해저면의 수심대별 간극동물 서식밀도, 생체량, 출현분류군의 계절적인 변화

5년간의 간극동물에 대한 연구결과는 최근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동해에 살고 있는 생물과 생태계 변화를 연구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앞으로도 매년 동일한 시기에 주요 정점들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독도 해저 생태계의 보전과 새로운 생물들을 관찰하고 찾아내어 독도를 세계에 알리고 지키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참고문헌

  • 김동성, 민원기, 김웅서, 2002, 독도 주변 해역에 서식하는 중형저서생물. Ocean and Polar Research, 24(4):419-427.
  • Giere, O., 1993, Meiobenthology: The microscopic fauna in aquatic sediments. Springer-Verlag, Berlin Heidelberg, p. 328.
  • Higgins, P. R. and H. Thiel, 1992, Introduction to the study of meiofauna, Smith. Contr. Zool., p. 488.
  • Rho, H. S., W. G. Min, W. Decraemer and D. S. Kim, 2010, Prochaetosoma dokdoense sp. nov. (Nematoda: Draconematidae) from Dokdo, Korea: First record of the genus Prochaetosoma from a shallow subtidal zone in the northwest Pacific Ocean. Marine Biology Research, 6(2):172-188.
  • Shirayama, Y., 1983, Size structure of deep-sea meio- and macrobenthos on the western Pacific, Int. Revue ges. Hydrobiologia, 68:799-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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