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사항
- 담당부서해양빅데이터·AI센터
- 연락처051-664-3788
국내 얕은 바다에서 발견되는 퇴적층 중에서 한반도 주변 해역은 주로 육지에서 기원한 쇄설성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제주도처럼 하천 유입이 많지 않은 격리된 도서 지역에서는 탄산염 퇴적물의 양이 많아지기도 한다(지와 우, 1995; 우와 김, 2005). 특히 천해 지역에서 퇴적되는 탄산염 퇴적물(탄산염 광물로 이루어진 퇴적물을 말함. 즉, CaCO₃의 성분을 가진 입자로 이루어진 퇴적물로 주로 생물의 유해 등이 퇴적된 물질임)과 쇄설성 퇴적물(육지로부터 풍화, 침식, 운반의 작용을 거쳐 퇴적된 퇴적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탄산염 퇴적물의 기원이 대부분 생물 기원이며, 쇄설성 퇴적물과는 달리 퇴적물이 생성된 분지 내에서 주로 퇴적된다는 것이다(유와 우, 2007). 즉, 천해에서 탄산염 각질을 생산하는 생물이 많이 살고 있으며, 육성기원 퇴적물의 유입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는 육성기원 퇴적물에 의해 탄산염 퇴적물이 희석되지 않아 천해 퇴적물 중에 탄산염 퇴적물이 상대적으로 높은 함량을 보인다.
이러한 점은 국내의 제주도뿐만 아니라 여수의 사도 그리고 독도 지역에서와 같이 탄산염 퇴적물이 우세하게 퇴적된 지역이 발견될 가능성을 말해 주고 있다(우와 전, 2008). 특히 제주도에서 발견되는 해빈(beach) 퇴적물의 경우, 육지에서 하천이 바다로 유입되는 북부와 남부 해안에서는 화산암편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갈색이나 흑색의 퇴적물이 발견되지만, 하천의 발달이 극히 미약한 동부와 서부 해안에서는 퇴적물의 대부분이 탄산염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지와 우, 1995). 따라서 한반도로부터 멀리 떨어진 독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함량의 탄산염 퇴적물이 분포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독도의 해저 지질조사 결과, 독도 주변 해역에서 채취한 퇴적물은 대부분 독도 주변에 사는 탄산염 골격을 만드는 생물로 이루어졌다. 천해에 형성된 퇴적물은 해안선으로부터 수심 약 90~175m까지 아주 완만한 경사를 가지며, 수심 200m~2,000m까지는 상대적으로 급경사를 이루는 독도 해산(海山, seamount)의 해저 지형에 따라 이동되어, 퇴적물의 입자 크기, 구성 성분에 따라 아주 독특한 양상을 보여준다.
수심이 얕은 20m 이내의 구간은 스쿠버다이빙을 하여 현장조사를 하였다. 현장조사의 목적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현재 독도 주변 천해 환경에서 탄산염 입자를 생산하는 현재 살고 있는 생물의 종류를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구간 내에 존재하는 퇴적물 시료를 채취하는 것이다. 이는 입자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탄산염 퇴적물 생산자와 퇴적물의 구성요소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얕은 수심에서 탄산염 퇴적물을 만들고 있는 여러 무척추동물과 석회 성분을 생산하는 식물인 석회조류 중 홍조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사진 1).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척추동물로는 연체동물(조개와 같은 이매패류와 고둥과 같은 복족류), 태선동물, 성게와 같은 극피동물, 환형동물(웜튜브, worm tube), 절지동물(따개비), 해면동물 등이 있었으며, 석회조류 중에서 덮개형 홍조류와 마디상 홍조류가 다수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사진 2, 사진 3).
이러한 여러 생물들이 만드는 많은 입자의 크기가 작은 퇴적물이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조립질의 퇴적물은 지역적으로 수심 20m 이내에서 파랑의 영향을 덜 받는 일부지역에서만 발견되었으며, 나머지 구간은 암반이 노출되어 있거나 거력(boulder)이 바닥을 덮고 있었다. 쌓여있는 퇴적물의 대부분은 모래에서 역질 크기(직경이 2mm 이상의 입자 크기)의 입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마도(표면이 부드럽게 깎인 정도)는 대체로 불량한 편이다. 하지만 수심이 깊어지면서 화산암편과 일부 탄산염 입자의 원마도는 양호해진다.
화산암편 외에 주요 구성 성분은 덮개형 태형동물, 덮개형 홍조류, 복족류, 이매패류, 웜튜브, 극피동물 등이지만 지역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제주도의 경우 해빈 퇴적물을 이루고 있는 탄산염 퇴적물 중에서 주요 구성 성분은 연체동물과 홍조류이며, 이는 전체 퇴적물의 약 70% 가량을 차지한다(지 등, 2008). 기타 구성 성분으로는 저서성(바닥을 기거나 붙어사는) 유공충, 성게류, 태형동물, 화산암편이 약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독도의 경우, 퇴적물 구성성분 함량이 제주도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모드분석 결과 연체동물과 화산암편이 각각 51%와 35%로 주요 구성성분이었고, 기타 구성성분으로는 저서성 유공충이 1%, 태형동물이 3%, 극피동물이 6%, 홍조류가 4%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 수심 구간은 해안 퇴적상에 해당되며, 주요 구성성분은 화산암편-연체동물 조합상을 보여준다(사진 4).
수심 20~100m 이내의 퇴적물은 천해에 살던 석회질 성분의 껍데기를 가진 생물들의 껍데기가 이동되어 쌓인 것으로 생각된다.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수심 20m 이내의 퇴적층과 비슷한 역질 내지 입자의 크기가 큰 모래크기(1~2㎜) 이상의 입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 입자의 표면은 원마도가 불량한 편이나 일부 탄산염 입자들은 표면이 마모되어 있는 것이 관찰된다.
퇴적물의 주요 구성성분은 화산암편, 덮개형 태형동물(덮개형과 마디상), 홍조류, 연체동물(복족류와 이매패류)이고, 가지상 태형동물, 저서성 유공충, 환형동물(웜튜브), 극피동물의 조각이 소량 포함되어 있다(사진 5, 사진 6). 일부 지역에서는 부유성 유공충이 발견되기도 하였으나 그 양은 극히 적었다. 대부분의 지역은 천해 기원의 퇴적물로 이루어져 있으나, 한 지점에서 소량의 부유성 유공충이 발견되는 것이 매우 특이하다. 100m 이내에서 퇴적된 퇴적물의 구성성분은 Lees and Buller(1972)에 의해 제시된 냉수성 탄산염 퇴적물의 주요 구성성분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수심 구간은 천해 퇴적상에 해당하며, 주요 구성성분은 화산암편-연체동물-덮개형 태형동물-홍조류 조합상에 해당한다(사진 4).
수심 100~200m의 지역은 천해 퇴적층에서 심해 퇴적층으로 전이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천해기원의 퇴적물 양이 매우 적으며 원양성 퇴적물(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깊은 바다에서 퇴적되는 퇴적물)의 주요 구성성분인 부유성 유공충과 함께 세립질의 입자로 이루어진 해면동물의 골편(광물로 이루어진 딱딱한 부분)이 우세하게 나타난다(사진 7A, 사진 7B). 해면동물의 골편은 침 모양으로 이루어진 세립질 입자이기 때문에 생성된 지점으로부터 먼 거리로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 때문에 주로 100~200m 구간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도 독도 주변의 해면동물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 없기 때문에 일부 해면동물의 골편이 얕은 수심(100m 이내)에서만 생성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해면동물 골편의 기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주로 원양성 퇴적물에서 발견되는 부유성 유공충이 이 구간에서 많이 발견되었고, 세립질인 해면동물의 골편이 부유성 유공충과 함께 이 구간의 주요 구성성분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이 구간이 천해지역에서 벗어나 심해지역으로 이동되는 퇴적상을 보여주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적으로 화산암편의 공급이 많은 지점에서는 화산암편과 부유성 유공충이 주요 구성성분으로 나타난다(사진 7C). 또한 몇몇 지역에서는 천해기원의 조립질 탄산염 입자가 관찰되었다(사진 7D).
즉, 수심 100m~200m 부근의 수심이 천해에서 반 원양(성) 퇴적물로 전이되는 전이대의 상부로, 지역적으로 퇴적물의 기원이 달라 비슷한 수심 내에서도 퇴적물의 구성성분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 수심 구간은 상부 전이 퇴적상에 해당하며, 주요 구성성분으로는 부유성 유공충-화산암편-해면동물 골편 조합상에 해당한다(사진 4).
수심 200~700m 지점은 화산암편이 거의 없고, 수심 100~200m 구간보다 더 깊은 곳으로 퇴적물은 주로 0.25~0.5mm 크기의 입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부유성 유공충과 해면동물 골편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200m 이하 수심에서 채취한 퇴적물과는 달리 부유성 유공충 표면이 점토광물로 덮여 있어, 아직도 탄산염보상심도(CCD) 위의 탄산염 퇴적물이 우세하게 발견되는 지역이다(사진 8A, 사진 8B).
이 구간은 천해지역과 반 원양지역 사이 전이대의 하부로, 하부 전이 퇴적상에 해당하며, 주요 구성성분은 부유성 유공충-해면동물의 골편 조합상에 해당한다(사진 4).
수심 700m 이상 깊이 지역의 퇴적물은 주변 육지로부터 공급된 질량류의 퇴적층과 혼재되어 나타나기 때문에(Chough et al., 1984) 전형적인 반 원양성 퇴적물로 이루어진 반 원양성 퇴적상에 해당된다(사진 4). 퇴적물은 주로 점토광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점토광물은 주로 육성기원으로 추정된다.
700~2,000m 깊이에서 채취한 퇴적물에는 유공충과 해면동물 골편과 같은 소량의 탄산염 입자가 관찰되지만, 2,000m 이상 깊이에서 채취한 퇴적물에서는 탄산염 입자를 관찰하기 어려웠다(사진 8C, 사진 8D).
그리고 수심이 깊어짐에 따라 탄산염 퇴적물의 양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독도 주변의 탄산염보상심도가 주로 천해에서 공급되는 탄산염 퇴적물의 양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이다. 이는 독도 주변 천해의 탄산염 입자의 생성과 독도 해산의 해저지형 그리고 주변 해양학적 조건에 따른 퇴적물의 재분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독도는 제주도보다 더 북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주로 탄산염 퇴적물이 퇴적되는 열대와 아열대와 같이 수온이 높은 지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호주 대륙의 남부 대륙붕 지역이나 멕시코의 바하캘리포니아 지역 등과 같은 고위도의 천해환경에서 보고된 전형적인 냉수성 탄산염 퇴적물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주요 구성성분인 연체동물과 태형동물, 따개비, 저서성 유공충, 홍조류는 Lees and Buller(1972)에 의해 제시된 냉수성 탄산염 퇴적물의 구성성분과 일치하였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