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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한국해양연구원(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에서는 독도 주변 해역을 직접적으로 관측하기 위한 관측부이를 설치하게 된다. 독도 해양 관측부이(이하 독도부이)로 불리는 이 부이의 설치로 드디어 독도 주변 해역에 대한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관측수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독도부이는 동도 동쪽으로 약 3.2 km 떨어져 있으며, 독도부이가 계류된 수심은 139m이다.
독도부이는 해양순환, 대기-해양의 상호작용 등을 모니터링하는 인공위성인 JASON1이 지나 가는 궤도 하에 정확히 놓여 있어, 위성을 활용한 원격탐사 자료의 검정 및 보정에 관한 연구수행에도 매우 용이하다.
독도부이에는 풍향풍속계, 기온 및 습도계, 기압계 등 기본적인 기상관측장비와 수온 및 염분계, 해수의 투명도 및 엽록소 센서, 해류계 등 해양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장비들이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다(그림 1).
독도부이에 의해서 실제로 관측된 독도 주변 해역의 연중 최고기온은 2009년 8월 19일에 관측된 26.2℃이며, 최저기온은 2010년 1월 13일에 -2.9℃였다. 비슷한 기간의 서울의 연중 최고기온은 34.4℃, 최저기온은-15.3℃였다. 서울의 연간 최대 기온편차는 약 49.7℃였음을 감안할 때 독도에서는 29.1℃에 지나지 않아 확연한 해양성기후임을 알 수 있다.
독도부이에는 수온 및 염분 그리고 관측수심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관측장비 7대가 설치되어 있다. 독도부이 바로 아래의 수심 1m 그리고 독도부이를 같은 자리에 떠 있도록 하는 설치 라인의 수심 20m, 40m, 60m, 80m, 100m, 120m에 나머지 6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렇게 수심별로 관측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해양의 표층부분 뿐만 아니라 그 내부를 입체적으로 알기 위해서이다.
해양은 대기보다 열용량이 1,000배 정도 크기 때문에 지구의 따뜻한 곳에서 많은 양의 열을 받아 저장한 후 고위도의 해양으로 그 열을 이동시켜, 지구 전체적인 온도가 크게 차이나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이동되는 열은 주로 해양의 표층에 저장되긴 하지만 그 아래의 해수 역시 이런 해양의 역할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가 해양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양의 입체적인 형태가 어떠한지 알 필요가 있다. 해양의 입체적인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은 태풍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2010년 가을, 우리나라의 중부지방에 많은 피해를 남겼던 태풍 ‘곤파스’ 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에서 태풍에 의한 피해는 주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지역에 집중되었고, 중부지방은 태풍에 의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 이유는 태풍이 중부지방에 큰 피해를 주기 위해서는 황해를 거쳐서 들어오는 경로를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황해는 표층수온이 다른 해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뿐만 아니라 황해의 아래에는 연중 수온이 낮은 냉수대가 존재하고 있다. 태풍은 따뜻한 해양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여 발생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따뜻한 해양의 힘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태풍이 지나간 해양의 수온을 관측해보면 지나가기 전보다 수온이 몇 ℃ 정도 내려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태풍이 황해를 지날 때는 표층수온이 높지않을 뿐만 아니라 태풍이 지나면서 아래의 차가운 물이 표층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태풍은 힘을 얻지 못하고 약화되어 중부지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태풍 ‘곤파스’는 황해를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세력이 크게 약화되지 않았던 탓에 중부지방에 큰 피해를 주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황해의 표층수온 뿐만 아니라 그 아래의 수온도 다른 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도 중요한 이유라고 보고되었다. 해양의 연직 수온 및 염분 구조는 이와 같이 태풍의 세기와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해양예보 등 현재 해양 분야에서 다양한 이슈와 연관되어 있어 매우 중요한 관측요소이다.
독도부이에서 관측된 표층수온은 여름에 최고 25℃ 정도, 겨울에는 약 10℃ 정도로 나타나 연중 변화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독도부이의 120m 아래 수심에서는 연중 10℃ 이하의 차가운 해수가 계절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관측되었다. 독도부이는 이러한 관측자료를 ORBCOMM이라는 위성을 이용하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로 10분마다 전송하고 있다.
해양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관측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2010년도에는 기상악화로 독도부이가 훼손되어, 수리 및 재설치까지 약 6개월간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앞으로 안정적인 독도부이의 운영으로 우리가 독도와 동해를 보다 깊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